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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에리히 프롬 - 자유로부터의 도피 Escape from Freedom

2020. 7. 20.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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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리히 프롬의 '자유로부터의 도피', 1941년에 쓰인 사회심리학 책으로, 오랜 역사 동안 자유를 얻기 위해 싸워 온 인간들이 근대사회에 와서 자유를 포기하고 도망가려는 경향을 드러내는 현상을 해명하려고 한 책입니다.

자유에 대해서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는 자유를 책임감 있는 자유와 책임감 없는 자유 이렇게 이분법적으로 생각했습니다. 책임감 있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며 개인의 시간을 누리는 것으로 생각했고, 책임감 없는 자유는 다른 사람의 시간을 뺏거나 피해를 주는 것으로, 일종의 방종이라고 여겼죠. 그렇게 생각하던 찰나에 이 책은 자유를 다른 영역으로 확대하여 생각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이렇게 다양하게 영역을 확대할 수 있게 해주는 또 다른 개념을 접하니 재밌다고 느꼈습니다. 

 자유로부터의 도피를 읽으면서 사람에게 진정한 자유가 주어지면 과연 잘 다룰 수 있는가를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인간이 타인이나 자연과의 원초적 일체감에서 벗어난다는 의미에서 자유를 얻으면 얻을수록, 인간이 '개인'이 되면 될수록, 자발적인 사랑과 생산적인 일을 통해 자신과 세계를 결합시키거나 아니면 자신의 자유와 개체적 자아의 본래 모습을 파괴하는 끈으로 세계와 자신을 묶어서 일종의 안전보장을 추구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인류가 자유에 내재해 있는 위험과 책임을 참고 견딜 수 없다면 아마 권위주의에 의지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우리 시대의 가장 탁월한 사상가의 한 사람으로 꼽히는 에리히 프롬의 대표작 자유로부터의 도피 중심 사상이다. 

-책소개 중에서 

<자유로부터의 도피>는 중세 사회의 붕괴로 생겨난 인간의 불안이라는 현상을 분석한 책입니다. 중세 사회에는 많은 위험이 존재했지만 인간은 그 안에서 보호를 받으며 안전하다고 느꼈죠. 인간은 노력하면서 부를 쌓아올리고 민주주의를 건설하며 전체주의에서 자신을 지키는 것에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전체주의에서 개인주의로 바뀌면서 자유가 주어진 불안한 인간은 온갖 부류의 독재자들에게 자신의 자유를 넘겨주거나, 스스로 기계의 작은 톱니가 되어 호의호식하지만, 자유로운 인간이 아니라 자동인형 같은 인간이 되고 싶은 유혹에 사로잡힌다고 하죠. 

책에서는 이러한 현상들을 정치적, 경제적, 이념적인 요소들로 얽혀있는 상호작용을 분석하고 민족을 사로잡는 파시즘의 매력에서 나오는 심리적인 것들을 설명해줍니다. 인간은 이전의 '본능과 자연, 신과 권위로부터의 자유'라는 소극적 의미의 자유에서 보다 독립적이고 자발적인 적극적 의미의 자유로 나아가지 않으면 안된다고 이 책은 말하고 있습니다.

종교개혁 시대의 루터주의와 칼뱅주의 = 루터와 칼뱅의 개인적 성격을 논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사상을 받아들인 사회 계급의 심리적 상태를 논하는 것. 

루터와 신의 관계는 완전한 복종의 관계였다. 심리학적으로 말하면, 믿음에 대한 그의 개념은 다음과 같은 의미를 갖고 있다. 당신이 완전히 복종하고 개인의 무의미함을 인정하면, 전능한 신은 기꺼이 당신을 사랑하고 구해줄 것이다. 당신이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 지극히 겸손한 태도로 자신의 개인적 자아를 없애고 그 자아가 지닌 모든 결점과 의혹도 함께 없애버리면 당신은 자기 존재가 보잘것없다는 느낌에서 해방되어 신의 영광에 참여할 수 있다. 

신은 인간을 구원해주는 본질적 조건으로 인간의 완전한 복종과 개인적 자아의 절멸을 강요한다. 루터의 '믿음'은 자신을 버리면 사랑을 받게 된다는 확신이었다. 이것은 국가와 '지도자'에게 개인은 완전히 복종해야 한다는 주의와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는 해결책이었다. 

-본문중에서 

인간은 본래 사회적인 동물로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그 안에서 사랑과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사랑이 채워주는 이기심, 충만감은 중독적이죠. 그러나 타인으로 인해 채워지는 것은 채우고 또 채워도 부족하기 때문에 채워지지 않았을 때 불안감, 공허함에 시달릴 수 밖에 없습니다. 그 예로 연예인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넘쳐나는 관심을 받다가 못받으면 괴로워하는 것이 생각나는데요. 그런 불안감을 누군가에게 맡기고 만약 그 사람이 의존을 활용하여 자신에게 복종을 강요하는 신의 대리인 역할을 하려는 사람이라면, 불안을 가득 안고 있는 사람이 복종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본문에서 말한 개인적 자아를 지워버리는 것에 이것도 해당된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많은 분야가 전문화되면서 개인 맞춤으로 세심한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주목하고 있는 것이 관계성인데요. 판매와 서비스를 목적으로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는 것을 자주 봅니다. 모든 인간관계가 완벽한 감정적 교류만을 위해 형성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뒤바뀌는 것을 볼 때가 있습니다. 

재구매와 단골서비스를 위해 친밀감을 유지하는 것은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친밀감과 정을 형성하여 착취를 유도하는 것을 보며 이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예를 들면 자식이 없는 노인들에게 자식처럼 친근하게 정을 쌓아서 자식에게 돈을 주는 것처럼 상황을 만든다든지, 한 집단의 교주가 신의 계시라면서 집을 다 갈취한다든지 하는 것들입니다.

아주 극단적인 예시를 들긴 했지만 불안한 심리를 공략하여 그 사람의 의존을 유도하고 그 불안을 채워줄 수 있을 거란 기대를 주는 것이라고 보이고요. 이것 또한 저는 불안을 이용한 감정적 복종을 유도한다고 느껴집니다. 불안이 채워질 거란 희망과 감정을 이용하는 악질적인 수법이 따로 없다고 생각합니다. 

책의 제목은 자유로부터의 도피지만 불안에 대해서 주로 다루고 있습니다. 불안으로부터의 자유를 위한 책으로 생각합니다. 불안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사람들은 많은 것을 시도합니다. 술과 약에 빠지고, 종교로 믿음을 단단히 하고자하며, 위에서 말한 권위적인 힘에 복종하기도 합니다.

저는 사람들이 불안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시도를 할 때 그것에 중독되어 극단적으로 변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무엇이든 절대적인 것은 없다는 것을 신조로 삼고 살아간다는 것은 어쩌면 불안을 기초로 살아가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상은 추구하지만 현실은 사실대로 보고 나아가는 방향을 추구한다면 좋지 않을까 하고 말하고 다니지만...이것 자체가 이상적인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하기엔 사람에게는 '정신', '감정' 이란 것이 있으니까요. 

너무나도 불규칙한 세상, 무엇이 일어날지 모르는 세상, 원시시대와는 다르지만 여전히 위협과 싸움은 존재하는 세상. 특히 요즘은 코로나 19로 언제 어느 때든 자신에게 위험이 닥쳐올 수 있다고 피부로 느껴지는 환경이죠. 물리적, 사회적으로 자유를 얻은 우리에게 이제는 진정 자신의 의지로 살아가는 정신적인 자유도 필요한 때가 온 것이 아닐까요. 

Man's red flower
It's in every living thing 
Mind, use your wings 
Spirit, use your wings 
Freed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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